
소피오
사실주의에 근거한 서양화에서 시작한 나의 작업은 점차 사실성과 추성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화면에서 형태와 색채의 표현은 돌가루, 점토, 아교, 먹물, 모래, 유화, 수채, 아크릴 물감이나 오일 파스텔 등 물성이 다른 여러 재료를 사용하여 창작된다.
동양에서 오행(화,수,목,금,토)이라 부르고 서양에서는 5 elements 라고 하는 불(fire), 물(water), 나무(wood), 철(metal), 흙(earth) , 즉 만물을 구성하는 5가지 원소가 이 안에 들어있다.현상의 '드러남', 창작에는 작가의 의도와 질료의 속성이 필요하다. 이는 우주의 양과 음이며 정신과 물질이다.
창조의 본체인 5원소는 상극, 상생하며 큰 거시세계를 구성하면서 자신들의 속성을 드러낸다. 무한한 창조의 과정이다. 우리 몸과 정신 안에서 우주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우주의 운행은 우리 인체내에, 나의 사유속에, 내 그림과 삶의 환경 속에도 존재한다.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으로 만들어지는 먹은 불을 상징하며, 그림에 색을 칠하기 위해 물감에 섞었다가 작품이 마르면서 사라지는 수증기는 물을, 캔버스와 프레임은 나무를, 밑 작업으로 사용되는 돌가루와 모래는 메탈을, 고은 백토와 적토는 흙을 각각 상징한다.
내 창작의 키워드는 '샘솟는 기쁨' 이다. 이것을 추상 언어로 표현하는 형태와 색채의 향연은 우주 자연과의 조응이며 인간과의 조응 방식이다.